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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GQ KOREA (지큐 코리아) 남성 패션 잡지 » EAT & DR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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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식품 라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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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식품 라벨은 만족스럽지 않다. 성분표는 작고 숨겨져 있다. 영양 정보는 엉성하다. 그리고 어떤 인증은 그 가치가 의심스럽다. 건강하고 꾸준한 소비가 어렵다. 물론, 미국 식품의약국은 가당 성분을 부각시키려고 올해 영양 분석표를 개선했다. 하지만 최신 과학의 결과를 대담한 디자인과 결합시킨, 보다 발전된 것이 필요하다. 뉴욕대의 영양학 교수인 마리온 네슬레는 녹색(영양가가 높은), 황색(그다지 영양가가 높지 않은), 적색(영양가가 없는)인 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일종의 교통신호 체계를 원했다. 그리고 독물학자인 앨런 골드버그는 식품의 전반적인 환경학적 및 윤리적 품질의 등급을 나누는 라벨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들의 견해와 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직접 근미래의 식품 라벨을 제작했다. 읽고 먹자.

(1) 신선도 색상을 바꿔 시간 경과에 따른 신선도를 표시하기 위한 선이다. 한 회사가 이산화탄소와 온도 변화에 반응하는 스마트 잉크로 라벨을 만든다.

(2) 등급 네슬레의 교통신호 체계에 따라 글자 등급을 추가했고, 이는 설탕 투성이 초콜릿 크런치가 얼마나 유해한지 보여준다.

(3) 재료 식품 과학자나 포장 디자이너는 제품이 맛있어 보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관은 식품에 실제로 함유된 성분을 헷갈리게 만들 수 있다. 재료 목록의 위치를 위로 올리면 소비자가 더 살펴볼 수 있다.

(4) 비타민 E, 마그네슘 비타민 E와 마그네슘을 비롯한 더 많은 영양소를 라벨에 추가해야 한다. 이는 유해 산소로부터 몸을 지켜주고 뼈를 재생시키며 피와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시킨다.

(1) 윤리 및 안전성 이 표는 소비자의 개인적 건강에 국한하지 않고 전반적인 윤리와 환경 그리고 제품의 의학적 품질을 평가한다. (우리는 보통 시리얼에 적용하는 표시가 아닌 다양한 예상 표시를 사용했다.)

(2) 알레르기 (땅콩과 같은) 식품 알레르기가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표시로 일반적인 알레르기 성분의 존재(또는부재)와 식품의 코셔 여부를 표시할 수 있다.

(3) 식품 발생 질환 살모넬라와 같은 병원균의 전파 위험이 낮은 식품은 ‘세균 안전’ 표시를 받고, 생닭이나 생선처럼 좀 더 위험한 식품은 다른 표시를 받는다.

(4) 혈당 혈당 수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식품은 저혈당 표시와 같은 미국 식품의약국의 인증을 받는다.

(5) 환경 미국 농무부의 유기농 마크, 워터와이즈, 지속 가능한 농업 또는 어업 라벨과 같은 인증 표시를 하는 곳이다.

(6) 수산물 수산자원관리협의회는 지속 가능성 기준을 충족하는 수산물 제품에 인증 표시를 이미 제공하고 있다.

(7) 유기농 이 제품은 합성비료 및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고기의 경우 유기농은 항생제나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 사료를 먹인 것을 의미한다.

(8) 복지 이 표시는 제품이 동물과 작업자의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다.


건강이 꽉 찬 한끼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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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생존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스스로 빼앗고 있다. 별로 유쾌하지 않은 진실이지만 미국인의 90퍼센트가 충분한 칼륨을 섭취하지 않고 있다. 종합 비타민제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요 미네랄까지 제공하지는 않는다. 그 점에서, 신선한 농수산물과 영양소의 현명한 조합(비타민 D와 칼슘 같은)이 최선의 선택이다. 그러니 매 끼니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자. 한 그릇 음식으로 건강을 챙긴다. 앨리슨 로먼은 이렇게 말했다. “건강한 한 그릇은 영양소의 향연으로 게으른 자를 인도하는 지름길이다. 게다가 공교롭게도 놀라울 정도로 맛있다.”

1. 브로콜리에 아보카도, 땅콩, 칠리, 라임을 곁들임. 2. 현미에 고등어, 근대, 리마콩을 곁들임. 3. 채소와 달걀 프라이를 곁들인 퀴노아 타불레. 4. 마늘맛 요거트와 케일을 곁들인 무지개송어. 5. 브로콜리, 작은 새우, 라임을 곁들인 국수. 6. 녹채류, 피스타치오, 파르메산 치즈를 곁들인 주키니 국수.

만들기 쉽고 영양소가 풍부한 여섯 가지 한 그릇 식사

1 The Beautifier 브로콜리를 작게 토막 낸다. 포도씨유나 해바라기씨유, 깍둑썰기 한 셜롯, 신선한 라임즙, 삼발, 액젓 한 방울과 함께 버무린다;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중간 크기 그릇 바닥에 버무린 재료를 깔고 마늘과 함께 볶은 근대와 아보카도 반 개를 올린다. 구워서 다진 땅콩, 헤이즐넛을 얹고 라임을 곁들인다.

VITAMIN E 여기 들어가는 견과류, 기름, 녹채류는 비타민 E로 가득하다. 비타민 E에 든 항산화 물질은 모발과 손톱 상태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다. 부족하면 빈혈과 백내장이 찾아올 수 있다.

 

2 The Heart Helper 현미로 지은 밥을 우묵한 그릇에 담고 볶은 근대나 시금치, 찐 알감자(껍질을 벗길 필요 없다), 얇게 썬 아보카도와 토마토 그리고 리마콩을 올린다. 잘게 썬 셜롯, 신선한 레몬즙, 올리브유를 한데 섞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 뒤 그릇 위에 붓는다. 지진 고등어 토막을 얹고 잘게 부순 피스타치오, 해바라기씨, 파슬리를 그 위에 고루 뿌린다.

K, Mg 칼륨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식품은 심장마비, 심부전, 신장병 그리고 뇌졸중의 주원인인 고혈압을 완화시킨다.

 

3 Vision of Health 잘게 썬 고구마, 당근, 겨울 호박을 올리브유, 소금, 후추를 넣고 버무린 뒤 200도 오븐에서 황갈색이 돌 때까지 굽는다. 큰 스킬렛에 시금치를 부드럽게 익혀서 자른 뒤 익힌 퀴노아, 약간의 올리브유, 신선한 레몬즙, 다진 파슬리, 쪽파, 소금, 후추와 함께 뒤섞는다. 퀴노아 혼합물을 우묵한 그릇에 담고 구운 채소, 달걀 프라이, 말려서 부순 고추를 얹는다.

Fe 당근이 밤눈을 밝게 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재료에 함유된 비타민 A는 눈과 면역체계에 중요한 요소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글루텐이 없는 퀴노아는 비타민 B와 철분도 함유했다.

 

4 The Bone Builder 곱게 간 마늘 약간을 그리스식 요구르트와 섞고 소금과 후추로 간한 뒤 중간 크기 그릇의 한쪽에 담고 알레포 고추와 오렌지 제스트를 뿌린다. 그릇에 부드럽게 익힌 케일을 담고 지진 무지개송어를 얹는다. 오렌지 반 개를 짜서 고루 뿌린다. 굵은 바다소금과 신선한 달걀노른자를 얹고 섞어가며 먹는다.

Ca 케일에 함유된 칼슘은 뼈와 치아를 강하게 만든다. 하지만 빠른 흡수를 위해 그리스식 요구르트, 달걀 노른자, 송어에 함유된 비타민 D와 짝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5 The Blood Booster 따뜻한 메밀국수를 중간 크기 그릇에 담고 데친 브로콜리, 배추, 작은 새우, 에다마메라고 부르는 익힌 풋콩, 부드러운 두부 한 숟가락을 얹는다. 뜨거운 다시 국물를 붓고 간장과 참기름을 약간 넣는다. 라임을 듬뿍 짜서 고루 뿌리고 구운 캐슈넛과 고수를 얹는다.

Fe 브로콜리와 배추는 비타민 C로 가득하다. 비타민 C는 두부, 풋콩, 새우에 함유된 철분의 흡수를 돕는다. 영양소의 훌륭한 균형으로 산소 운반과 혈액 건강을 개선한다

 

6 No-Fail Kale 구할 수 있는 아무 녹채류나 잘게 썰어서(단, 생 케일은 다량 섭취하면 갑상선에 좋지 않다. 약간 시든 케일이라면 이 문제가 해결된다.) 곱게 간 마늘, 레몬 제스트와 함께 섞는다. 이때 올리브유를 듬뿍 넣고 다시 섞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한 뒤 주키니 국수(주키니 호박을 국수처럼 길게 뽑은 것)와 버무린다. 물냉이, 구운 피스타치오 부순 것, 레몬즙, 간 파르메산 치즈를 듬뿍 곁들인다.

VITAMIN K 비타민 K 고함유 식품(K1은 녹채류, K2는 치즈)은 골격 재생과 베였을 때의 혈액 응고에 필수적이다. 비타민 K가 부족하면 멍이 더 잘 든다.

 

국면의 전환 아래의 ‘종합적 영양 함유량 표’는 칼로리당 미량 영양소와 항산화 물질에 기초하여 식품의 등급을 매긴다.(따라서 고칼로리 육류와 지방류는 낮은 등급을 받았다.)

데이비드 장의 ‘맛’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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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장은 13개의 식당, 1개의 빵집, 2개의 바, 그리고 요리 연구소 한 곳을 아우르는 모모후쿠를 경영한다. 그는 세상의 모든 위대한 음식은 동일한 맛의 양식을 공유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첫 식당인 ‘모모후쿠 누들 바’는 주방이 개방형이었다. 손님 앞에서 하는 요리는 내가 음식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었다. 초기였던 2004년 즈음 우리는 매일 새로운 요리법을 즉흥적으로 만들었고, 손님들이 먹는 모습을 보면 어떤 것이 효과가 있는지를 즉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훌륭한 요리는 먹는 사람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대화가 갑자기 흐트러지고 발가락을 채였을 때 내는 콧소리를 내뱉는 순간, 그 행복의 찰나가 보인다.

‘모모후쿠 포크번’은 계속해서 이런 반응을 얻은 첫 번째 성공작이다. 실은 급하게 대충 만든 요리인데…. 삼겹살 위에 해선장, 쪽파, 오이를 얹어 찐빵 속에 넣었다. 그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베이징 덕 번을 오리 대신 삼겹살로 써서 내 식대로 만들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열광했다. 온 얼굴을 허물어뜨리며 먹었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 성공을 거둔 음식이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시점과 장소에서 나왔다. 게다가 또 다른 성공작을 15분 만에 만들어냈다.

솔직히 난 아직도 요리 기술이 좀 어색하다. 재주, 속도, 기술의 부족을 메우려고 계속해서 재료에 대해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최근에 우리가 만든 가장 성공적인 음식에서 그 성공이 완전히 우연은 아니었음을 암시하는 어떤 양식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나를 미쳤다고 생각할까 봐 걱정된다. 나는 이걸 ‘맛있음의 통합 이론’이라고 부른다. 좀 터무니없게 들릴 수도 있다.

이 이론은 대학에서 들은 고급 논리학 수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워드 들롱이라는 철학자가 맡은 강의였다. 첫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수업은 여러분의 인생을 바꿀 거예요.” 난 이런 기분이었다. “이 멍청이는 뭐지?” 하지만 그가 옳았다. 그 수업에서 얻은 발상과 개념은 나를 사로잡았다.

들롱과 호프슈타터는 호프슈타터가 명명한 ‘이상한 순환’의 위대한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이는 수학적 체계나 예술작품, 또는 음악이 되돌이로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에셔의 그림은 이상한 순환의 위대하고 명시적인 사례다. 두 손이 서로를 그리는 유명한 작품을 보자. 어디에서 시작하고 끝나는지를 구별할 수 없다. 이렇듯 이상한 순환과 마주치면 관점이 달라진다. 그림 속에서 벌어지는 일은 갑자기 생각의 대상에서 벗어난다. 이런 깨달음을 얻은 것은 아주 최근 일이다. 아마도 이 생각의 일부를 음식에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을 정확히 그려내거나 꼼꼼한 수치로 변환시키긴 힘들어도 내가 맛볼 수 있다고 자신한다. 사실 지난 몇 년을 돌이켜보면, 이런 식의 개념이 우리 레스토랑의 유명한 메뉴를 탄생시킨 것 같다.

생각의 첫 번째 계기는 소금이었다. 소금은 가장 기본인 동시에 끔찍하게 복잡하다. 요리사는 음식에 얼마만큼의 소금을 넣어야 할지를 가늠하다 미쳐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정확한 소금의 분량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반직관’에 기초하는 생각이다. 보통 사람들은 균형 잡힌 음식을 너무 짜지도 너무 싱겁지도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건 틀린 생각이다. 완벽하게 간이 된 음식은 너무 짜고 너무 싱거운 맛이 동시에 난다. 두 가지 맛이 완전히 동시에 존재한다.

직접 해보자. 소금의 양을 달리 넣은 물을 여러 잔 준비한다. 물을 맛보면 소금이 너무 많이 들었는지 너무 적게 들었는지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다. 실험을 계속하면 마침내 이상적인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너무 싱겁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이 든 순간, 갑자기 짠맛이 강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불안정한 상태인 것이다. 일단 그 느낌을 경험하면 평생 어느 순간에 무엇을 먹든지 그 감각은 머릿속에 남아 있을 거라고 장담한다.

이는 들롱의 수업에서 배운 저 유명한 거짓말쟁이의 역설과 조금 비슷하다. “다음 문장은 참이다. 이전 문장은 거짓이다.” 처음 문장을 읽으면 다음 문장이 유효하다. 그런데 다음 문장은 처음 문장을 무효로 만든다. 그래서 다음 문장이 무효가 된다. 그렇다면 처음 문장은 유효가 된다. 그리고 반복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감각을 알아차리지도 못할 것이다. 그저 그 음식의 맛이 좋다고 찬사를 보낼 뿐이다. 하지만 기저에는 염분의 역설이 아주 강한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역설이 무엇을 먹는지와 그에 대한 반응을 깨닫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신을 자극하고, 그 순간을 유지시키고, 무엇을 먹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몇 년 전, 발효 실험에 몰두한 적이 있다. 된장은 대두를 발효시켜서 만든다. 하지만 견과류, 씨앗, 다른 콩류를 발효시키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었다. 결과는 성공. 특히 나는 발효시킨 병아리콩의 맛을 좋아한다. 그 결과물을 병아리콩 호존(한자어 보존의 일본어 발음)이라 부른다. 진짜 된장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고안한 표현이 호존이다.

‘모모후쿠 코’에서는 호존을 성게와 함께 낸다. ‘모모후쿠 쌈바’에서는 정어리 토스트에 호존을 얹는다. 호존에 더 많은 시간을 들일수록 된장 같은 감칠맛이 나고 페코리노 로마노를 연상시키는 달콤함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호존으로 고전적인 음식인 카초 에 페페의 새로운 변주를 만들면 어떨지 궁금했다. 카초 에 페페는 간단한 음식이다. 파스타에 후추, 올리브유, 페코리노 로마노 치즈 세 가지만 넣는다. 하지만 이 재료들로 짭짤함, 국수의 쫄깃함, 후추의 은근한 매콤함 그리고 지방의 부드러움이 벌이는 위대한 상호작용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페코리노 치즈에 든 글루탐산의 감칠맛 덕이다. 그래서 우리는 후추와 파스타는 그대로 두고 올리브유 대신 버터를, 페코리노 로마노 대신 병아리콩 호존을 써서 세시 에 페페(세시는 이탈리아어로 병아리콩)를 만들었다.

발상 자체는 그리 독특하지 않다. 하지만 정말로 흥미로운 지점은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이 이러한 기본 패턴을 공유한다는 점을 깨닫는 순간이다. 이런 식으로 음식 중 하나를 역설계해 다양한 음식을 실질적으로 동시에 접할 수 있다.

사례를 더 들어보자. 이탈리아 식당 ’루파’에서 조슈아 맥파든을 데려온 직후인 2006년에 우연히 또 메뉴 성공작을 개발했다. 조슈아는 내게 이탈리아식 고기 소스인 볼로네제의 변주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오직 한국식 재료만 사용해야 한다는 제한을 뒀다. 그는 양파, 셀러리, 당근, 토마토 페이스트, 백포도주 없이 볼로네제의 달콤함, 감칠맛, 얼얼함을 재창조해야 했다. 그는 쪽파, 붉은 고추, 돼지고기 간 것, 발효 콩 페이스트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에게 우유 대신 휘저은 두부를 넣어 부드러운 식감을 내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그는 파스타나 뇨키 대신 뇨키처럼 보이는 떡을 곁들였다. 우리는 이 음식에 ‘스파이시 포크 앤 라이스 케이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이를 맛본 대부분의 사람들은(심지어 무의식의 단계에서) 강한 맛의 볼로네제를 떠올렸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이 음식을 맛보았을 때 나는 볼로네제의 맛을 느끼지 못했다. 내게는 연두부로 만든 톡 쏘고 맛이 강한 중국 음식인 마파두부의 맛이 났다. 내가 볼로네제보다는 마파 두부에 더 가까운 스타일이기 때문에 마파두부의 맛에 좀 더 강하게 반응한 것이다. 볼로네제와 마파두부 간의 어떠한 연결점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조슈아는 우연히 그 둘의 중첩점을 찾아냈다. 둘 다를 떠올리게 만드는 고유의 요소를 충분히 결합시킨 음식을 창조했다.

좋은 음식과 그저 어안이 벙벙하게 만드는 음식은 다르다. 좋은 음식을 먹을 땐 인생의 다른 시점으로 돌아가는 경험을 한다. < 라따뚜이 >에서 작게 만든 라타투이를 먹은 평론가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장면과도 같다. 이런 효과를 달성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사람들이 백만 번은 먹어본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낯설어 보이는 음식을 만들면(맥락을 완전히 바꾸면서도 기본 패턴을 유지하는) 훨씬 더 강력하게 맛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사람들은 이를 깨닫지 못한다. 하지만 그게 바로 < 라따뚜이 >에서 일어난 일이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음식은 사실 라타투이가 아니다. 터키 음식인 이맘 바이르디의 미셸 게라르식 변주인 콩피 바이르디를 다시 토마스 켈러가 같은 맛이 나도록 만든 것이다.

몇 년 전 샌프란시스코의 바 타르틴느에서 ‘어부의 스튜’를 먹었을 때 이런 경험을 했다. 나는 그 스튜를 초피노-토마토로 만든 베이 에어리어 지역의 전통 음식으로 예상했다.(개인적으로는 싫어하는 음식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훨씬 훌륭한 음식이었다. 우선 이탈리아식이 아니라 동유럽식 맛을 기본으로 했다. 그리고 붉은색이 아니라 초록색이었다. 약간의 묘미를 더해주는 해치 칠레 고추가 들어갔다. 감칠맛과 생선의 풍미가 가득했지만 아주 산뜻했다. 이 스튜를 먹을 때 내게 아주 강력한 반응이 일어났다. 그 이유를 깨닫기까지 단 몇 분이 걸렸다. 어머니의 김치찌개와 같은 맛이 났다. 어머니는 김치가 맛이 가기 직전에 약간의 돼지 비계와 채소, 멸치 국물을 넣고 끓였다. 그 결과물은 얼얼하고 시큼했다. 나의 유년 시절을 규정하는 맛이었다. 맛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불안정함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무엇인지, 이렇듯 강렬한 반응을 일으키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한참 생각해야 했다.

‘모모후쿠 니시’에서 ‘닭과 만두’라는 음식을 만들곤 했다. 세 명의 한국인이 그 음식을 보고 우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만든 ‘닭과 만두’는 기본적으로 수제비라는 한국식 스튜와 같은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두 음식은 모두 감칠맛이 가득한 육수를 사용한다. ‘닭과 만두’는 닭으로 만든 육수를, 수제비는 해초와 멸치로 만든 육수를 사용한다. 수제비는 만두 대신 넓게 뗀 반죽을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개념이다. 그래서 완전히 압도되었던 것이다. ‘닭과 만두’를 주문했는데 수제비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수제비를 모르는 대부분은 그저 자신들이 전통적인 미국 음식에서 약간의 변주를 더한 요리를 먹는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들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음식이라 감정이 이입되지 않는 것이다.

내가 하는 말이 너무 깐깐한 교수님 같나? 음식을 만드는 것은 정말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먹는 것은 그럴 수 없다. 음식은 유려한 맛이 나야 한다. 수학의 방정식 같은 느낌이 나면 안 된다. 사실 어떤 음식이 개념적인 부분이 강하면, 그 음식의 힘은 더 줄어든다. 우리가 세시 에 페페에 관해서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일 다시 만들 수만 있다면 그런 이름을 붙이지 않을 것이다. ‘버터로 조리한 국수와 병아리콩’ 같은 이름을 붙일 것이다. 세시 에 페페는 너무 딱 떨어진다. 먹는 사람으로 하여금 직접 결론을 내게 하기 보다는 생각하게 만드는 이름이다. 놀라움이라는 요소는 마술의 일부분이다.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과 어린 시절에 가장 좋아한 음식 간의 관계를 의식적으로 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깊은 곳에는 (그들이 깨닫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 라따뚜이 >의 순간을 느끼고 있다. 기저의 근본 양식 중 하나를 맛보고 낯섦과 친숙함 사이의 조화를 느낀다.

결국 이 모든 이론은 다른 문화에서 온 맛있는 음식 앞에서 자신의 장벽을 깨는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유럽인들은 사우어크라우트를 좋아한다. 하지만 김치는 괴상하고 이국적인 물체라고 생각한다. 둘 다 짜고, 삭힌 배추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얄팍한지를 보여줄 뿐이다.

호프슈타터는 내가 ‘기본 양식’이라고 부른 것에 다른 이름을 붙였다. 그는 이를 ‘이종동형’이라고 부른다. 핵심 형태를 유지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 개념을 말한다. 서로 다른 문화는 이 기본 양식을 표현하기 위해 상이한 매체를 사용할 수 있다. 구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사용하는 재료를 달리하는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사실 그들은 완전히 동일한 역할을 한다. 같은 노래를 서로 다른 악기로 연주해도 근본적으로 동일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다. 그 음악이 무엇인지 알아챘다면, 사람들은 역설의 쾌감을 맛볼 것이다. 맛있는 음식도 다르지 않다. 새로움과 친숙함이 하나의 이상한 순환 안에서 한데 엮이는 것이다.


먹는 것 vs 생각하는 것 음식은 기억에 관한 것이다. 가장 강력한 음식은 완전히 낯선 맥락 속에서 친숙한 맛을 떠올리게 하는 것.

1 세시 에 페페 이탈리아의 고전적인 카초 에 페페를 재현하기위해 이 음식은 감칠맛이 풍부한 재료를 다른 것으로 교체했다.(세시는 병아리콩을 의미한다.)

 

 

2 스파이시 포크 소시지 앤 라이스 케이크 맛의 양식은 문화 간의 교차를 이룬다. 이 음식은 중국의 전통 음식과 이탈리아 음식 간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드러낸다.

바텐더들과 함께 바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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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베니 마스터 클래스는 발베니 증류소가 있는 더프타운에서 수업만 듣고 끝나는 게 아니다. 에딘버러와 런던의 크고 작은 바를 탐방하는 일정까지 포함돼 있다. 바텐더들과 먹고 마시고 떠드는 와중에 또 야금야금 배웠다.

HIGHLANDER INN, WHISKY BAR 스코틀랜드 크레이겔라키 지역에 있는 작은 숙소 겸 바다. 외관은 허름해 보이지만 바에 들어서면 위스키 셀렉션이 상당하다. 뭘 물어봐도 일본 출신의 바텐더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이곳엔 바텐더가 직접 주문 제작한 ‘오이시이 위스키 36년’이라는 위스키가 있는데 일본풍 라벨이 귀엽다. Victoria St, Craigellachie AB38 9SR / whiskyinn.com

 

CRAIGELLACHIE HOTEL, THE QUAICH 이 호텔의 1층엔 ‘Copper Dog’라는 레스토랑이 있고 거기에 딸린 바도 훌륭하다. 하지만 꼭대기에 있는 ‘The Quaich’ 바가 압권. 저택 응접실을 연상케 하는(실제로 그랬을) 인테리어에 먼저 압도되고, 올드 빈티지 위스키가 아무렇지 않은 듯 놓여 있는 백바에 두 번째로 놀란다. Victoria St, Speyside AB38 9SR / craigellachiehotel.co.uk

 

WHISKY EXPERIENCE, AMBER 에딘버러 성 바로 앞에 있는 ‘위스키 익스피리언스’는 위스키 박물관이자 어드벤처 공간이다. 이곳 지하에 있는 레스토랑 겸 바인 ‘Amber’에선 위스키 체험 전 출출한 배를 채우며 한잔 할 수 있다. 위스키에 어울릴 법한 음식 메뉴가 풍성하고 친절한 설명이 붙은 위스키 메뉴판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354 Castlehill, Edinburgh EH1 2NE / scotchwhiskyexperience.co.uk

 

DEVIL’S ADVOCATE 어쩐지 시골 동네 같은 에딘버러에 이렇게 세련된 공간이 있다는 게 놀랍다. 나이대가 젊은 사람들이 그득그득 들어차 정신없이 바쁜데도 만들어내는 칵테일의 디테일이 완벽하다. 다양한 향을 과감하게 섞는, 도수가 좀 센 시그니처 칵테일이 함께 간 바텐더들의 코와 입을 사로잡았다. 9 Advocate’s Cl, Edinburgh EH1 1ND / devilsadvocateedinburgh.co.uk

 

USQUABAE 에딘버러에서 가장 풍성하게 위스키를 갖춘 바 중의 한 곳. 눈에 보이는 위스키를 마시고 싶을 만큼 마셔도 영수증이 가뿐하다. 정확하고 날카로운 설명이 강점인 오너 바텐더의 인도에 따라 마음 놓고 스코틀랜드 각 지역의 위스키를 한 잔씩 마시면 순식간에 여행을 떠난 기분이 든다. 2-4 Hope St, Edinburgh EH2 4DB / usquabae.co.uk

 

THE BOW BAR 일부러 낡고 오래된 바처럼 인테리어를 꾸민 곳. 그래서인지 에딘버러 주민들 중 나이가 지긋한 분들도 자주 찾는다. 주변 바 대비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고 프로모션 가격에 파는 위스키도 많다. 칵테일보다는 에딘버러의 정취를 즐기며 위스키 한잔 마시기 좋다. 80 W Bow, Edinburgh EH1 2HH / thebowbar.co.uk

 

HAPPINESS FORGETS 허름한 건물 지하에 자리 잡은 이 바는 ‘월드 50 베스트 바’ 8위에 올랐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박하다. 칵테일 콘셉트도, 백바도 유난할 건 없지만 내어주는 칵테일 맛만큼은 균형감이 빼어나다. 무지개 같은 바와 이런 담백한 바가 한 지역에 공존하는 곳이 런던이다. 8-9 Hoxton Square, London N1 6NU / happinessforgets.com

 

ORIOLE 스미스필드 시장 안 육가공 업체 창고처럼 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이곳은 ‘나이트자’ 팀 멤버들이 만든 또 다른 바다. 화려한 칵테일 모양새는 나이트자와 비슷하지만 이국적인 향신료를 과감하게 사용한 메뉴가 신선하다. 바를 나가는 손님에게 제공하는 포르치니 아이스크림도 재밌다. Smithfield Markets, E Poultry Ave, London EC1A 9LH / oriolebar.com

 

MR.FOGG’S GIN PARLOUR 괴짜들의 아지트 같은 진 전문 바.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 나올 법한 복장을 한 바텐더가 상큼하면서도 강렬한 진 칵테일을 만들어준다. 진과 차를 접목시킨 메뉴, 6가지의 서로 다른 진과 토닉을 마실 수 있는 ‘진 사파리’ 체험이 눈에 띈다. PICK 월드클래스 세계대회에 출품했던 칵테일. 1 New Row, Covent Garden WC2N 4EA / www.happinessforgets.com

 

THE SAVOY HOTEL AMERICAN BAR 두말하면 입 아픈, 런던의 전설과도 같은 바. 소문만큼이나 웨이팅이 길지만, 바 안으로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하고 쾌적하다. 다양한 재료를 섞어 한 입 마시면 어떤 재료를 썼는지 짐작하기 쉽지 않은 복합적인 칵테일이 많다. 정중한 바텐딩과 칼 같은 서비스도 볼거리. 100 Strand, London WC2R 0EZ / fairmont.com/promo/savoy/dining/american.html

 

NIGHT JAR 화려한 가니시와 기물로 런던을 평정한 바. 예전만큼의 창의적인 기백을 찾아볼 수 없다는 평도 많지만, 런던이 처음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볼 만한 바다. 여러 나라의 문화를 자유자재로 모티브로 활용하고, 감탄을 자아낼 만한 서브 방식은 바텐더들이 참고하고 배울 부분이 여전히 많다. 129 City Rd, London EC1V 1JB / barnightjar.com

 


 

바텐더들이 변했다 발베니 마스터 클래스를 수료한 뒤, 그들은 안팎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현용수 역삼동 마릴린 발베니 증류소를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발베니 컬렉션을 시작했다. 그전에도 워낙 발베니를 좋아했지만, 왜 다른 싱글 몰트위스키에 비해 가격이 더 나갔는지, 왜 이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지 확실히 이해하게 됐다. 증류소에서 사온 ‘발베니 툰 1509’를 서울에서 마셨는데,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정성스레 서명해준 병을 보니 그 기억이 또 새록새록 났다.

 

 

김진환 한남동, 역삼동 커피바 K 커피바 K에서 근무하려면 위스키 정보가 업데이트되어 있어야 한다. 이번 마스터 클래스는 커피바 K 바텐더인 나에게 아주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 손님들에게 발베니 증류소 투어 이야기를 해주면서 스코틀랜드에서 가져온 피트 덩어리나 오크통 샘플을 직접 보여줬다. 위스키를 좋아하는 손님과 더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 좋았다.

 

 

김대욱 청담동 스틸 발베니 마스터 클래스를 다녀온 뒤 바텐더 대회가 열렸는데, 그때 위스키 블라인드 테이스팅 미션이 나왔다. 증류소에서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또 손님들에게 위스키 제조 과정에 대해 전반적으로 더 생생한 설명을 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책에서만 보던 피트도 실제로 처음 만져보았으니 설명이 완전 달라질 수밖에….

 

홍태시 이태원 더 버뮤다 평소 럼을 즐겨 마시다 보니 위스키를 본의 아니게 소홀히 한 것 같은데, 이번 발베니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위스키 전반에 대한 넓은 시야를 갖추게 됐다. 또 반대로 위스키 숙성에 관해 자세하게 공부하게 되면서 럼이나 데킬라의 숙성도 더 폭넓게 이해하게 됐다. 특히 더 버뮤다 직원들에게 직접 가져온 오크통 샘플로 좀 더 현장감 있는 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

 

임채호 청담동 앨리스 발베니 증류소를 둘러보면서 각 파트마다 장인이 있다는 사실이 가장 놀라웠다. 그것도 아주 오랫동안 일한 장인들…. 그동안 책으로 위스키 증류소를 공부할 때는 제조 과정에 집중했는데, 이게 사실 사람의 손으로 진행되는 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위스키의 값어치를 매길 때 그 안에서 장인의 가치가 얼마나 크게 차지하는지 알게 됐다.

 

임재진 청담동 르 챔버, 한남동 소하 증류소도 좋았고, 에딘버러와 런던의 바 투어도 많은 도움이 됐다. 해외 칵테일 트렌드와 새로운 맛을 많이 경험했는데, 이걸 반영해 한남동 소하에서 새로운 칵테일 열 가지를 개발했다. 셰리, 포트 와인을 활용한다든지, 딜이나 큐민 같은 이국적인 향을 더해 ‘아로마 세일링’이라는 큰 주제를 붙여봤다. 발베니 증류소에서 들은 페어링 클래스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배병준 더 플라자 호텔 더 라운지 발베니 증류소를 방문한 뒤 같은 회사인 글렌피딕 증류소도 방문했는데, 이 과정에서 발베니와 글렌피딕의 맛과 향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증류기 사이즈와 모양 그리고 시간의 차이에 따라 확연히 다른 향이 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 차이를 몸소 익히고 나니 손님들에게도 한결 더 디테일한 설명이 가능해졌다.

 

정은경 더 플라자 호텔 더 라운지 위스키를 추천받고 싶어 하는 손님들에게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발베니 증류소에 대해선 공부를 한 만큼 다른 증류소에 비해 더 길고 깊게 설명하게 된다. 그러면 손님들도 호기심을 느껴 “한번 마셔볼까?” 하는 반응을 자주 보인다. 증류소에서 찍어온 사진을 보여줄 때도 있는데, 즐거워하는 손님만큼이나 나도 그때로 돌아간 거 같아 즐겁다.

호텔 버거도 배달이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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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는 아마 서울에서 가장 독특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호텔일지도 모른다. 창밖의 동대문 종합시장 풍경처럼,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동시대적인 것을 럭셔리로 흡수하는 중이니까. 반대로 럭셔리를 익살스럽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일도 잊지 않고 있다. 이 호텔의 뜨거운 레스토랑 ‘BLT 스테이크’에서 프리미엄 버거를 출시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이 버거를 동대문역 반경 5킬로미터 내에 배달하는 ‘딜리버리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건 ‘동리엇(호텔의 애칭)’만 할 수 있는 일. jwmarriottddm.com


10월의 음식 –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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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콩비지 반찬의 맛을 살리기 위해 식사로 슴슴하고 고소한 콩비지를 시켜본다.

2. 멸치 꽈리고추 볶음 마른 프라이팬에 멸치를 넣고 기름을 조금만 둘러 볶다가 꽈리고추와 간장, 설탕, 물엿, 고추장을 더해 다시 볶는다. “딱 넣으면, 그냥 딱 그 간이야.” 이영주 주방 이모님이 말했다.

3. 건새우 볶음 진득하거나 기름진 건새우 볶음이 아니다. 밥알과 함께 입에서 부드럽게 씹힌다.

4. 도라지 오이 무침 도라지와 오이를 각각 소금에 절였다가 식초, 설탕, 소금,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으로 간간하게 무친다. 이 반찬 대신 우거지 된장 무침을 낼 때도 있다.

5. 물김치 하루 전날 담가서 숙성시킨 뒤 사발로 낸다. 짜거나 달거나 시지 않고, 그저 개운하고 시원하다. 저녁엔 3천원을 내면 소면을 말아준다. 이 반찬이 애인이라면 매일 발목을 붙들고 싶다.

6. 꽁치 조림 “간장에 은근하게 졸인다”는 이모님의 설명은 간단하지만, 그걸 매일 2시간씩 한다. 그래야 뼈까지 맛이 배어드니까. 참, 통조림 꽁치가 아니다. 한 입 먹어보면 젓가락을 멈출 수 없다.

7. 김치 절대 빠지지 않는 반찬은 당연하게도 김치다. “그냥 양념해서 하는 건데 굳이 더 설명할 것도 없지, 뭐.” 추진연 사장님이 말했다. 당연한 것이라고 당연히 맛있진 않다. 호반에선 당연히 맛있다.

그저 ‘반찬’이 당기는 공기와 기온이다. 맛있는 반찬을 번갈아가며 입에 넣는 즐거움을 낙원동 ‘호반’에서 누린다. 1961년 문을 연 ‘호반’이 지나온 세월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위스키처럼 색이 진해진 것도 아니고, 가게에 세월의 때가 묻지도 않았다. 세월은 그릇 속에 있다. 반복과 경험으로 정확하게 날을 세운 간, 우아하고 온화하게 다루는 제철 식재료, 기본을 놓치지 않는 고집이 한껏 버무려졌다. 낙지 볶음, 병어 조림, 순대 같은 아름다운 ‘메인 디시’를 밑반찬이 수십년간 단단히 떠받치고 있다.

호반(02-738-9393) 


10월의 음식 –콩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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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헴프 씨드 스무디, 그래놀라, 프로틴 바. 2. 렌틸 빈 밥, 카레, 샐러드, 생선 요리, 수프 . 3. 홍화 씨 차. 4. 아마란스 밥, 부리토, 리소토, 폴렌타, 팬케이크, 장아찌. 5. 볶은 아마 시드 밥, 요구르트, 샐러드. 6. 퀴노아 샐러드, 수프, 죽, 쿠키. 7. 백후추 생선 요리. 8. 치아 시드 스콘, 머핀, 피자, 스프레드, 요구르트. 9. 이집트콩 샐러드, 수프, 팔라펠, 파스타. 10. 바질 시드 음료. 11. 딜 시드 피클용 향신료. 12. 코리안더 홀 육류 요리, 생선 요리, 동남아 요리. 13. 겨자 시드 피클, 카레 .14. 아니스 시드 과자, 카레, 빵, 칵테일.

가을은 수확의 계절인 동시에 씨앗의 계절이다. 텃밭 한 평 없어도 콩과 씨는 모양으로 구분해둘 필요가 있다. 갈수록 요리에 들어가는 콩과 씨가 다양해지고, 레시피도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까. 위 사진을 몇 번 보고 나면 음료수 속에 들어간 개구리알 같은 저것이 바질 시드라는 것이 보이고, 샐러드에 가득한 밥알이 실은 퀴노아 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직접 요리해보고 싶다면 가장 쉬운 게 밥 지을 때 넣거나 어쩐지 심심한 요리 위에 그저 흩뿌리는 것이다.

4병의 새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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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테오르 필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의 맥주 3종을 이제 국내에서도 마실 수 있다. 가격은 가뿐하고 맛은 믿음직하다.

 

엘리콧빌 블루베리 윗 지난 주류 박람회에서 수많은 맥주 마니아의 심장을 벌렁거리게 만든 맥주. 드디어 국내에 출시됐다. 향긋하고 신선하다.

 

뵈브 클리코 옐로윈 올해도 할로윈을 맞아 뵈브 클리코 샴페인이 특별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멕시코의 축제 ‘망자의 날’이라는 주제로 디자인했다.

 

클라우디베이 소비뇽 블랑 2016 10월 1일, 전 세계 동시에 클라우디 베이의 새 빈티지가 출시된다. 쉽지 않은 기후였지만 매끈한 소비뇽 블랑이 탄생했다.

에라주리즈의 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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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와이너리 에라주리즈의 에두아르도 채드윅 회장이 서울에 도착했다. 에라주리즈의 서로 다른 와인을 소개하는 이틀간의 행사장에서 그를 만났다. 세련된 아이콘 와인인 ‘세냐’ 2014 빈티지를 소개할 때나, 제임스 서클링으로부터 칠레 와인으로는 처음으로 100포인트를 받은 비녜도 채드윅을 소개할 때나, 채드윅 회장의 말의 핵심은 같았다. 그는 이탈리아의 슈퍼 투스칸 와인처럼, 미국의 와인 생산자 로버트 몬다비처럼, 칠레 와인의 혁신을 이끄는 와이너리가 되고 싶고 또 그렇게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2004년부터 전 세계 도시를 돌며 보르도 그랑크뤼 와인과 미국의 최고급 와인들 사이에 에라주리즈 와인을 놓고 전문가들을 불러 블란인드 테이스팅 행사를 열어왔다.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일 테다. 결과는 놀라웠고, 그때의 혁신은 지금도 계속되는 중이다. 채드윅 회장은 계속 정점을 향해 달리는 중이다.

10월의 음식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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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초와 설탕에 담근 사과 피클+파김치+고춧가루 노라(로스앤젤레스)

2. 소금에 절인 레몬+애플 시드르+젤리+차이브 프티 크렌 (샌프란시스코)

3. 펜넬+블랙 타피오카 카노시(워싱턴 D.C.)

4. 생강+샬롯+샴페인 로컬 프로비전스 (애슈빌 노스캐롤라이나)

5. 석류+세라노 고추 피클+바질 올림피아 오이스터 바 (포틀랜드 오레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날 오후, 굴 한 접시를 야외에서 먹어본 적이 있다. 굴 하나, 굴 둘, 굴 셋…. 와인 한 잔 마시고 다시 굴 하나, 굴 둘, 굴 셋…. 굴전도 좋고 굴밥도 좋지만, 생굴 위에 온갖 아이디어를 듬뿍 올린 이런 것들은 어떨른지. 사진 속은 미국 전역의 레스토랑에서 판매 중인 생굴 레시피를 모아본 것이다. 굴을 향한 가을의 욕망은 여기나 거기나 끝이 없다.

10월의 음식 –바비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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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맥앤치즈 바비큐를 비롯한 미국식 고기 요리에 빠지지 않는 사이드 디시. 원래 느끼한 맛에 먹는다지만, 매콤한 소스를 살짝 더하면 더 신나게 퍼 먹을 수 있다.

2. 번 번의 배를 갈라 풀드 포크를 꽉꽉 채우고 새콤한 콜슬로를 넣어 버거처럼 만들어 먹는다. 매니멀에선 고소한 허니버터롤 빵을 직접 구워 따뜻하게 낸다.

3. 풀드 포크 부드럽게 익혀 장조림처럼 찢은 돼지고기 살이다. 캐롤라이나 지역에서 특히 인기고, 사과 식초를 사용해 새콤하게 소스를 만드는 게 특징이다.

4. 소시지 매콤하면서 씹히는 고기 입자가 큼직해서 매력적이다.

5. 치킨 바삭하게 부서지는 껍질 속 닭 육질이 달고 촉촉하고 탱탱하다. 브리스켓과 풀드 포크를 먹다 치킨을 먹으면 신선한 환기가 된다.

6. 브리스켓 바비큐 전문점에서는 브리스켓이 맛을 가늠하는 척도다. 맛있게 만들기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쇠고기 차돌양지를 스모커에서 오랫동안 익힌 뒤 손가락에 걸쳤을 때 부러지지 않고 축 처져야 알맞게 익은 것이다. 이걸 ‘브리스켓 테스크’라고 한다. 사진 속처럼 겉껍질 바로 안쪽의 붉은 기운은 전기 훈연기가 아닌 진짜 스모커로 만들었을 때 생기는 ‘스모크 링’이다. 럽이 고기 안쪽으로 잘 스며들었다는 증거다. 브리스켓은 따뜻할 때 빨리 먹어야 제일 맛있다.

7. 립 매니멀에선 라즈베리 소스를 바른 달콤한 립을 낸다. 고기 곳곳에 스며든 향신료 향이 달콤한 소스와 만나 입 안에서 기분 좋게 엉긴다.


화르르 올라오는 불에 그릴 판을 깔고 뒤집어가며 익히는 게 바비큐의 전부가 아니다. 훈연기(혹은 스모커)에 10시간 동안 천천히 훈연한 고기를 트레이에 가득 쌓아 놓고 부드러운 고기 한 점에 아삭한 사이드 디시를 곁들이는 바비큐의 맛을 모르고 가을을 보낼 순 없다. 전기 훈연기가 아닌 참나무를 직접 떼 훈연하는 이태원 ‘매니멀 스모크하우스’는 매콤하고 강렬한 항의 럽(RUB)이 매력적인 곳이다. 우람한 덩치에 멋진 문신이 있는 강훈 대표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물었다.

10월의 음식 –젤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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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루 레모네이드 생레몬을 쭉쭉 짜고 블루 큐라소 시럽을 첨가해 만든 소르베토. 상큼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색도 너무 곱다.

2. 피오르 디 라테 중국집의 짜장면과 같은 우유 젤라토.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깔끔한 맛이기도 하다. 절제와 여백의 맛을 느낄 수 있다.

3. 블러드 자두 흑자두로 만든 소르베토다. 먹다가 입 주면에라도 흐르면 꼭 피가 나는 듯한 효과! 새콤해서 입맛도 돋운다.

4. 얼그레이 크림 영국 ‘아마드’ 사의 홍차잎을 저온에서 세심하게 우려 쓴맛이 적고 부드럽다. 애프터눈 티의 고급스러운 맛이 떠오른다.

5. 나리주카 말차 부드럽고 쓴맛이 적어 녹차 ‘덕후’들이 중독되는 맛. 일본 말차가 왜 국산 녹차보다 비싼지 알게 된다.

6. 패션 여신의 과일이라 부르는 패션프루트로 만든 상큼한 소르베토.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상큼 덩어리다.

7. 베이비 기네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흑맥주인 기네스로 만든 소르베토다. 야금야금 먹다 보면 취기가 올라올 수도 있다. 알코올 도수 3도. 애들은 못 먹는다.

8. 라임바질 소르베토 향이 좋은 라임과 바질이 만난 비타민 덩어리. 입 안이 개운해지는 소르베토다. 신맛이나 허브 향을 싫어하는 이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젤라토는 여름보다 가을이다. 아그작 씹히는 돌얼음 같은 아이스크림이 아니라서, 날 좋은 야외에서 물고 빨고 싶다. 동교동 ‘g.l.t 젤라또’에선 그 로망과 욕망이 모두 채워진다. “이탈리아의 젤라테리아는 우리의 떡집 같아요. 프랜차이즈보다는 개개인이 하고, 제각각 스타일이 있고요.” 최창민 대표의 젤라토는 쫀쫀하고 차진 질감을 제대로 낸다. 맛과 향의 진한 정도도 넘치지 않고 적절하다. 최 대표가 순간 떠오르는 대로 붙인 젤라토 이름 옆에 직접 써서 붙인 설명을 지면에 그대로 싣는다.

g.l.t젤라또 (02-322-5628)


10월의 술 –버번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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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처스 스트레이트 라이 미국 위스키의 인기로 버번과 라이가 함께 묶이지만, 실은 둘은 아주 다른 맛과 향을 가졌다. 미처스는 살짝 거친 듯한 라이 위스키 특유의 향이 강하고 동시에 허브 향도 스친다.

2. 프리차드스 라이 테네시 지역의 라이 위스키로 여운이 길게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라이 위스키치고 입 안에서 깨끗하게 녹는다.

3. 블랑톤 싱글배럴 버팔로 트레이스를 만드는 증류소에서 처음으로 프리미엄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버번 위스키다. 곡물 향을 줄이고 깊고 부드러운 향을 키웠다. 켄터키 더비를 상징하는 말 조각상이 뚜껑에 장식돼 있다. 뛰는 모양이 달라서 이걸 모으기도 한다.

4. 레벨 옐 스몰 배치 라이 맛 자체가 아주 풍성하다. 이영호 바텐더는 이 술을 이렇게 소개한다. “여러 가지 향이 나는데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경우와는 아주 다르다. 기분 나쁘지 않게 많은 향이 훅 들어온다.”

5. 버팔로 트레이스 품질 좋고 클래식한 버번 위스키로 단 맛이나 바닐라 향이 균형 있게 스며 있다. 버번스트릿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버번이기도 하다.

6. 핸콕스 프레지던트 리저브 버번을 처음 마셔보거나 싱글 몰트위스키에서 넘어오는 사람에게 추천하기 좋다. 나무나 오크의 향보다는 과실 향이 두드러진다.

가을 하늘에 바비큐를 그리고 나면 저절로 버번 위스키가 떠오른다. 옥수수를 51퍼센트 이상 쓴 미국의 버번은 입 안에 바닐라 향이 코팅되는 술이다. 호밀이 51퍼센트 이상 들어가 까칠까칠한 곡물 향이 더해진 라이 위스키도 요즘 뜨겁다. 버번으로 만드는 사제락이나 뷰카레 같은 칵테일도 바에서 한자리씩 떡 차지하고 있다. 버번을 전문으로 다루는 이태원 버번스트릿의 이영호 오너바텐더는 이렇게 증언한다. “바텐더 경력 15년 동안 일부러 버번 찾으러 오시는 손님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없어요.”

버번스트릿 (02-797-6578)


위스키에도 조향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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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도 주무를 것이니…. 로얄 살루트 32년 유니온 오브 더 크라운의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이자 조향사인 바나베 피용을 만났다.

로얄 살루트 32년 유니온 오브 더 크라운의 콘셉트는 어디에서 시작했나? ‘아트 오브 블렌딩’. 합치면 더 훌륭한 하나가 된다는 의미에서 시작했다. ‘사일런트 디스틸러리(없어진 증류소)’의 희귀한 원액을 섞어 특별하게 만들어보자는 의도도 있었다.

조향사인 당신이 마스터 블렌더와 함께 블렌딩 작업에도 참여했나? 그렇다. 블렌딩팀에 소속돼 함께 작업했다. 로얄 살루트 32년은 내게 미끄러질 듯한 벨벳 같은 질감이 가장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향은 오스만투스 플라워에서 느껴지는 복숭아와 살구 향, 미모사에서 살짝 느껴지는 꽃 향기와 꿀의 느낌, 증류한 허니 에센스의 향과 살짝 스모키함이 감도는 배 향도 난다.

우리에게 익숙한 로얄 살루트 21년과 비교해서 표현해줄 수 있나? 21년보다 과실 향이 좀 더 풍성하다. 꽃 향도 나지만 과실 향이 더 지배적이다. 그리고 21년은 견과류 향과 아주 약간의 피트 향이 난다면 32년은 이 피트 향을 없애고 특별하게 숙성한 원액으로 풍성한 향을 구현했다.

조향사의 향 표현과 블렌더의 향 표현은 매우 다르게 느껴진다. 소믈리에는 느껴지는 향 그 자체를 표현하고자 한다면 조향사는 재료에 대해서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아주 풍성한 향의 위스키라면 조향사처럼 향을 해체해보는 것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증류소에 조향사가 필요해지는 걸까? 그럴지도. 향 표현뿐 아니라 술을 만드는 과정에서 창의성을 부여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위스키를 좋아했나? 그렇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위스키와 함께 축하해왔다.

32년 한 병이 있다면 어떻게 즐기는 걸 추천하겠나? 식사에 페어링하거나 식사 후에 마시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특히 머리맡에 두고 자는 걸 즐긴다. 디퓨저 같다. 위스키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위스키 향은 12~14시간 정도 지속된다.

식물학을 전공하고, 사진가로 일했다고 들었다. 어쩌다 조향사가 되었나? 협업하는 걸 좋아한다. 사진을 찍으면서 조향사와 함께 일할 일이 있었는데, 그때 완전히 빠져버렸다. 매번 협업으로 일을 해서, 지금도 에이솝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고 나사NASA 와 함께 ‘달의 향’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식물학은 조향사에게 어떤 도움을 주나? 향을 시각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향이 어떻게 생긴 식물에서 온 것인지 알 수 있으니까.

인생에서 가장 강렬했던 향이 있다면? 어린 시절에 파리 향수 숍 세르주 루텔에서 맡은 향, 모로코에 살 때 미모사 숲에서 맡은 향.

핫도그 몰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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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이런 핫도그도 있어요. 이미 알고 있는 맛을 다시 조합한 오묘한 핫도그들.

1. 반미도그 1 땅콩 사테 소스 땅콩 버터 1/3컵, 무가당 코코넛 우유 1/4컵 , 다진 마늘 1개 분량, 사과식초 2테이블스푼, 피시소스와 꿀 1테이블스푼씩, 소금. 2 당근 피클 3 얇게 썬 홍고추 4 고수 5 으깬 땅콩

 

2. 하와이안도그 1 파프리카 꿀 머스터드 2 구운 캐네디언 베이컨 3 파인애플 할라피뇨 렐리시  링 모양으로 자른 양파 1개, 파인애플 반 통을 널빤지 모양으로 썬 뒤 소금, 후추 간을 더해가며 그릴 팬에 굽는다. 거칠게 썰어 볼에 넣고 다진 할라피뇨를 1/4컵 더한다.

 

3. 버팔로도그 1 블루치즈 드레싱 2 셀러리슬로 ► 셀러리 막대를 얇게 저미고 레몬 제스트 1/2티스푼, 레몬즙 2티스푼, 올리브 오일 1티스푼을 더한다. 소금, 후추 간으로 마무리. 3 블루치즈 작은 덩어리 4 프랭크 핫소스

 

4. 쌈도그 1 호이신 BBQ 소스 호이신 소스와 바비큐 소스 1/3컵씩, 스리라차 3테이블스푼. 2 생강 샬롯 렐리시 ► 저민 생강과 샬롯에 다진 마늘 2개 분량, 참기름 1테이블 스푼, 라임즙 2티스푼, 라임 제스트 1티스푼을 더한다. 3 고춧가루에 버무린 오이

 

5. 엘로테도그 1 마요네즈 2 숯에 구운 옥수수 살사 ► 구운 옥수수 알갱이 2개 분량, 퀘소 프레스코 치즈 크럼블 60밀리리터, 다진 적양파 1/4컵, 올리브 오일 2티스푼, 라임 제스트 1티스푼을 더한다. 3 생토마티요 웨지 4 타힌 클라시코 시즈닝

 

6. 랜치도그 1 랜치 드레싱 2 포테이토칩 3 크리미 랜치슬로 적양배추와 양배추 채썬 것 3컵에 소금, 후추로 간하고 랜치 드레싱으로 버무린다. 4 매운 고추 피클 5 잘게 썬 차이브


서울패션위크, 모델들은 대체 무얼 먹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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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기는 하는 걸까? 2017 S/S 헤라서울패션위크 런웨이에 오른 남자 모델들에게 물었다. “컬렉션 기간 중 가장 많이 먹는 건 뭐예요?” 1위부터 5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1위  김밥 
모델도 예외는 아니었다. 가장 간편하고, 쉽게 집어 먹을 수 있고, 뒷처리도 간편하다.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런웨이 스케쥴을 소화하며, 전쟁터같은 백스테이지를 누비는 데에 김밥만한 음식이 또 있을까? 김밥 한 줄의 칼로리가 꽤 높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가녀린 모델들에게 그게 무슨 대수일까.

2위 도시락
행사 식사의 단골 메뉴인 도시락은 서울패션위크에도 빠지지 않았다. 모델들에게도 역시 ‘밥심’은 필요한 걸까? 모델들의 대기장소 곳곳에 놓인 도시락 박스와 삼삼오오 모여 앉아 도시락을 펼치는 모델들의 모습은 서울컬렉션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2016-10-18 20;20;54

3위 금식 (커피 + 물)
과연 먹지 않는다. 다만 이뇨 작용을 위해 많은 양의 커피와 물은 충분히 마신다. 체중관리 때문만이 아닌 붓기 관리를 위해 커피와 물을 달고 지낸다는 모델도 있었다. 컬렉션을 마치고 혼자 몰래 뭘 먹는지는 알 수 없다만…

4위 샐러드
여자 모델 뿐만이 아닌, 샐러드로 매 끼니를 때우는 남자 모델도 많았다. 우리가 상상했던, 혹은 영화 속에서 봐 왔던 그 모습 그대로, 모델들은 백스테이지에서 샐러드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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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샌드위치
김밥, 도시락과 함께 행사 음식의 ‘삼대장’ 이라고 불러도 손색 없는 샌드위치가 모델들이 컬렉션 기간에 가장 많이 먹는 음식 5위에 올랐다. ‘X 샌드위치’, ‘XX웨이’ 등의 구체적인 이름이 등장하기도 했다.

기타 고기, 술, 초콜릿, 달걀, 바나나
물론, 고기와 술은 쇼를 마친 모델들의 이야기. 일찌감치 컬렉션의 모든 일정을 마친 모델들은 저마다 모여 먹고 마신다고 한다. 일종의 회식 같은 거랄까? 한편, 끊임없이 긴장의 연속인 컬렉션 기간 동안, 떨어진 ‘당’을 보충하기 위해 늘 초콜릿을 상비해 둔다는 모델도 있었다. 체중 관리의 단골 메뉴인 달걀과 바나나도 빠지지 않았다.

애호가들의 위스키, 글렌모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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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맛으로 혀를 휘감거나, 휘황찬란한 한정판으로 지갑을 유혹하는 대신, 오랜 친구처럼 늘 그 자리에 있는 증류소가 바로 글렌모렌지다.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위스키를 꼽아보라고 하면 심심찮게 등장하는 글렌모렌지 시그넷을 만든 그곳. 지난 10월엔 글렌모렌지 위스키 제조 총괄 책임자인 빌 럼스던 박사(사진)가 내한해 글렌모렌지에 대해 더 속속들이 이야기를 나눴다. 글렌모렌지는 멘톨과 민트 향이 섞인 듯 깨끗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인데, 코로 천천히 향을 풀어헤쳐보면 복합적인 향이 피어난다. “그래! 이거였지!” 하고 반가워할 수밖에 없는 위스키다.

호텔에서 놀자, 글래드 라이브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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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동 글래드 라이브 호텔은 낮과 밤, 모두 활기가 넘친다. 시내 한복판에 자리 잡은 만큼, 밤에도 끝내주게 놀고 싶은 투숙객들을 위한 배려가 아주 본격적이다. 디브릿지 라운지 바가 호텔 건물에 들어가 있고 마크티 위스키 바가 로비 라운지에 마련돼 있다. 파워플랜트 펍과 애프터 클럽인 디스타도 지하에 있다. 잠들지 않는 서울의 밤을 만끽할 수 있는, 지금 가장 생생한 숙소가 아닐까.

글래드 라이브 (02-6177-5000)

외진 곳에 숨은, 보석 같은 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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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하는 외진 곳에 이런 바 Bar가 있다. 문을 나설 땐 그 골목까지 사랑하게 된다.

위쪽은 바인하우스의 김병건 바텐더가 만든 맨하탄이다. 좋은 베이스 술을 써 풍미가 터질 듯 집약돼 있다. 잔은 바카라의 마세나 라인이다. 아래쪽 칵테일은 더 웨스트햄릿의 전병준 바텐더가 만든 김렛이다. 생 라임을 쓰지 않고 로즈 사의 라임 주스로 오리지널 김렛을 재현했다. 핸드 카빙한 얼음이 화룡점정.

 

바 인 하우스 (031-758-6616)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복정로 20

복정동에 있는 이 바를 알게 된 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다. 처음엔 섬세하고 (비싸고) 고운 잔에 내놓는 칵테일 사진에 눈길이 가다가 나중엔 손님 한 명 한 명을 헤아려가며 칵테일을 만드는 바텐더에 마음을 뺏겼다. 바인하우스의 김병건 대표는 90년대 중간, 플레어바의 잔 닦는 일부터 시작한, 말 그대로 바닥부터 경험을 쌓은 바텐더다. 복정동에 바인하우스를 차린 건 2007년이니 곧 만 10년째가 된다. “이 근처로 이사하고, 이 공간을 창고로 사용하려고 구한 곳이에요. 모아둔 술을 쌓아두고 친구들이랑 마시려고 했죠.” 그렇게 시작해 지금은 이 작은 공간에 마시고 싶은 술이 한가득 들어찼다. 타지에서 온 단골들, 서울 시내에서 술 마시러 오는 바텐더들도 쉼 없이 들이닥친다. “골목 바, 동네 바가 저변에 깔려야 시내의 근사한 바들도 단단히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본에 가면 긴자의 화려한 바와 뿌연 너구리골 같은 동네 바가 공존하는 것처럼요.” 김병건 바텐더가 맥주 한 병으로 몸을 풀더니 질 좋은 코냑으로 만든 사이드카(오른쪽)를 시작으로 맨하탄, 깁슨, 시그니처 칵테일 ‘터닝포인트’까지 총 네 잔의 칵테일을 연이어 만들어줬다. 클래식 칵테일이지만 바인하우스에서만 완성할 수 있는 맛. 외져도 굳이 찾아가야 할 이유는 이미 충만했다.

바 앤 라운지 (033-244-7284) 강원도 춘천시 백령로138길 38

바앤라운지를 찾아 골목길을 걷다가 좀 막막함을 느꼈다. 대학가라, 포차나 소줏집들이 즐비해서다. 서울도 아닌 춘천에서, 이 ‘먹자 골목’에서 위스키와 칵테일을 파는 바가 있다는 게 일종의 배짱처럼 느껴졌다. “내가 가장 잘하는 게 이거니까, 내 기술이 이거니까요.” 용성중 대표가 7년간 서울에서 바텐더로 근무하다 고향으로 왔을 때가 2012년. 서울에서도 바 문화가 막 시작될 즈음이다. 처음엔 취객과 시끄러운 손님들을 상대하느라 힘들었지만, 이제는 ‘춘천에서 술 좋아하면 이곳을 찾아야 한다’는 지역민 사이의 불문율도 생겼다. “제가 느끼기에 지방의 손님들은 충성심이 있습니다. 일주일에 다섯 번 찾아오는 단골도 생겼고요. 그래선지 춘천에 일이 년만 있으려 했는데, 지금까지 왔네요.” 덕분에 춘천 시민들은 옹달샘 같은 술집을 계속 드나들 수 있게 됐다. 이곳의 칵테일은 클래식과 창작이 적절히 섞여 있다. 왼쪽 사진은 가을/겨울 메뉴로 새로 추가한 ‘하우 두 유자’다. 유자의 향이 겨울을 부른다. “지방에 있는 바라 그런지 서울에서 품귀인 위스키가 이곳에선 넉넉할 때도 있어요. 발베니 15년 싱글 배럴을 며칠 전까지 팔았죠.” 이 바의 좌식 테이블에 앉아 시그니처 칵테일을 마시니 이 골목까지 좋아질 것만 같았다.

씩스 어클락 (032-345-8772) 경기도 부천시 경인로 505

복잡하고 정신없고 시끄러운 역곡역 근처, 이 커다란 상가 건물에 몇 번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싱글 몰트위스키와 창작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바가 이 건물 구석에 어딘가에 있으리라곤 한 방울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2014년에 문을 연 이곳은 신민 대표가 집에서 걸으면 곧장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집 앞에서 작게 바를 여는 게 꿈이었어요. 동네 단골손님들이 저랑 같이 나이 드는 걸 보고 싶기도 하고요.” 물론 초창기엔 이 바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바에 앉아 여종업원이 언제 나오나 주방 쪽 커튼 뒤를 힐끔거리는 손님도 꽤 있었다. 문 앞에 ‘여자 바텐더 없음’을 써 붙이고, 바 매너를 메뉴판에 단호하게 쓰고 나서야 이 공간을 즐기는 손님들이 하나 둘씩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존감이 흔들린 적도 있었죠. 서울에서 아무리 바 문화가 뜨겁다 해도 외곽까지 퍼져나오는 덴 시간이 참 많이 걸려요. 그래도 이젠 여유가 생겼어요. 이곳을 거점으로 좋은 동네 바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 말과 함께 눈앞에 내놓은 칵테일은 핌스컵을 트위스트한 ‘핌스 어클락’(사진)이다. 오크통에 에이징한 진도 한잔 마셨다. 문 밖은 여전히 시끄러웠지만, 바 안에선 좋은 향이 퍼졌다.

더 웨스트 햄릿 (010-6270-4109)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14길 6

서쪽으로 끊임없이 차를 몰고 이륙하는 비행기가 손바닥만 하게 보이는 방화동까지 가야 비로소 이 바가 나온다. 전병준 오너 바텐더가 이곳에 바를 연 지 딱 3년이 됐다. 왕노가리를 1천원에 파는 술집의 위층에 자리 잡은, 100퍼센트 예약제로 단 8명의 손님만 받는 곳이다. 서울 시내 바들이 문과 위치를 숨겨 ‘스피크이지’ 효과를 노린다면, 이곳은 그저 안과 밖의 대비만으로도 강렬한 장면 전환을 경험할 수 있다. “맛집은 아무리 떨어져 있어도 실력이 있으면 다 찾아온다고 하잖아요. 이곳 역시 지역을 걱정하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생각대로 마음껏 꾸린 곳입니다.” 예측대로 손님들은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이곳을 찾는다. 서울 시내에 비해 칵테일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섬세하게 제조하는 빈티지 칵테일과 아나운서 같은 발성으로 명확하고 부드럽게 손님을 대하는 전병준 바텐더를 만나기 위해 택시비를 들여서라도 온다. “가니시를 잘 안 합니다. 더 중요한 건 좋은 잔이라고 생각해요. 19세기에 쓰던 잔이나 한눈에 봐도 아름다운 기물은 손님들께 드리는 선물 같은 거죠.” 그가 위생 장갑을 끼고 로즈사의 라임 주스를 쓴 오리지널 김렛을 제조했다. “마스터, 한 잔 더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걸 겨우 참았다.

신날 때마다 생각나는 술, 제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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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 위스키 브랜드 제임슨은 틈날 때마다 신나게 놀 수 있는 장소 한 곳을 골라 파티를 연다. 이번에 제임슨이 고른 장소는 W 서울 워커힐 호텔 스카이덱이다. 1936년 작 무성영화 < 모던 타임즈 >를 보면서 도시 속 캠핑장처럼 꾸민 탁 트인 공간에서 파티를 열었다.  한강을 발밑에 둔 채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제임슨 위스키 온더록 한 잔을 마시니 소리가 나지 않는 영화를 보면서도 어깨가 들썩거렸다. ‘제임슨 나잇 아웃’은 새로운 공간에서 특별하게 놀고 싶을 때마다 제임슨을 떠올리라는 세뇌 작업인 걸까? 이미 조금은 그 작전에 넘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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