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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채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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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색이 더욱 짙다. 더울 때 한 줄기 바람이 되어주고, 기운을 선명하게 북돋우기도 한다. 여름 채소 이야기다.

1 비트 잎 특별한 조리 없이 샐러드에 넣는다. 줄기 쪽에서 비트 맛이 엷게 나는 게 매력이다. 사진은 보통 크기의 비트인데, 베이비 비트의 잎도 샐러드에 자주 사용한다. 2 오크라 잎 요즘은 대형 마트에서도 오크라가 보인다. 일본에서는 여주와 함께 대표적인 여름 채소로 꼽힌다. 자연주의 요리사 로이든 킴 셰프는 “모든 채소의 잎을 먹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우리가 아직 그 매력에 빠지지 않았을 뿐…. 3 쑥갓꽃 꽃을 보면 그 철이 끝나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아쉬워하기엔 꽃 자체의 맛도 훌륭하다. 루콜라 꽃, 고수 꽃은 꽃에서도 그 작물의 향이 강하게 난다. 루콜라 꽃은 매콤하면서 안에서 톡톡 터지는 질감이 좋다. 쑥갓 꽃은 배추 꽃처럼 맛이 약간 심심한데, 모양이 예뻐 장식용으로 쓴다. 4 방울토마토 잎 토마토는 줄기에서 토마토 향이 가장 강하게 난다. 그래서 토마토로 소스나 수프를 만들 때 줄기를 넣어 끓이면 맛이 확 달라진다. 요리가 끝나면 빼낸다.

5 아욱 아욱은 7~8월이 제철이지만, 보통 국으로 많이 먹기 때문에 정작 여름엔 시장에서 인기가 없다. 그래서 농부들 속이 끓게 만드는 채소 중 하나다. 국이 아니더라도 아욱을 살짝 데쳐 무치면 여름을 떨칠 수 있다. 6 토스카나 케일 일반 케일과 달리 토스카타 케일은 주스로 만들어 먹기 힘들다. 그대로 요리에 쓰기에도 좀 억센 편인다. 프라이팬에 납작하게 구워서 조리하면 불 향을 곁들이고 질감도 바꿀 수 있다. 샐러드에 재미를 주는 용도로 쓴다. 7 열무 ‘열무’라는 두 글자만 봐도 여름의 식탁이 떠오른다. 물김치를 담가 놓으면 밑반찬으로 대충 버무린 비빔밥에 아삭함을 더하고, 인스턴트 냉면 위에 올리면 생명을 불어넣는다. 8 케일 주로 주스로 만들어 먹는다. 주스로 만든 뒤 걸죽한 질감이 나도록 전분 발효 가루를 더한 뒤 소스를 만들기도 한다. 파스타 면을 만들 때 케일 주스를 넣어 색을 내기도 한다.

 

9 바질 바질과 민트는 대표적인 여름 허브. 토마토가 들어가는 요리와 궁합이 좋은 바질은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는다. 온도가 내려가면 색이 검게 변한다. 10 애플민트 여름이면 쑥쑥 자라는 허브. 집에서 키우면 자판기에서 음료수 뽑아 먹듯 모히토를 마실 수 있다. 11 오크라 반으로 가르면 약간 점성이 있다. 이걸 통째 피클로 담가 먹으면 재미있는 식감이 완성된다. 일본에선 뜨거운 프라이팬에 겉만 태우 듯 구워서 청귤 소스에 찍어 먹기도 한다. 12 잠두콩 누에콩이라고도 하고 일본어로는 소라마메라고 한다. 불볕 더위에는 약한 편이어서 초여름에 반짝 나왔다 사라진다. 13 적근대 ‘쿠킹그린’ 중 하나. 어느 나라에서건 최소한의 조리를 한다. 우리나라에선 데치고, 외국에선 연기가 날 정도로 달군 프라이팬에 버터를 넣고 살짝 볶아낸다. 14 공심채 중국에서 주로 흥건히 기름을 두르고 볶아 먹는 열대성 작물. 김정욱 농부의 말을 그대로 전한다. “아삭거리고 고소하면서 살짝 단맛도 나고 중간에 약간 쓴맛도 돕니다. 음…. 그냥 맛이 좋아요.” 15 미니 당근 작고 귀여운 당근을 만드는 종자가 따로 있다. 미니 당근은 일반 당근보다 좀 더 단맛이 돈다. 잎과 함께 깨끗하게 씻은 뒤 아삭할 정도로만 살짝 데친다. 올리브 오일을 흩뿌리고 소금을 친다. 16 방울토마토 어떻게 먹어도 좋은 여름 채소. 닭 육수에 고수와 딜을 함께 넣고 끓인 토마토 수프도 맛있다. 17 적양파 색깔이 예뻐 절임을 해 먹는 경우가 많다. 양파가 들어가는 모든 음식에 사용할 수 있고, 특히 단맛이 돌아 샐러드에 넣기 좋다. 18 가지고추 색으로 먼저 즐기는 고추. 맵지 않아 그대로 샐러드에 쓰기 좋다. 19 적비트 잎 1번 비트잎 과 달리 잎 전체에 적색이 돈다. 크기가 더 작고 질감도 연해 샐러드를 만들거나 쌈채소로도 먹는다. 20 딜꽃 박하처럼 알싸하다. 부드러운 생선 요리에 짜릿한 맛을 더할 때 쓰기 좋다. 딜 허브 고유의 향이 꽃에도 그대로 배여 있다. 줄기는 섬유질이 많아 쓰지 않고 줄기 끝, 두피 마사지 빗처럼 생긴 부분만 톡 잘라서 완성된 요리 위에 올린다. 21 오이 오이는 색깔부터 소리까지 여름의 맛 그대로다. 고수와 민트를 썰어 함께 무치면 특색 있는 샐러드가 된다. 22 레몬밤 채소에서 레몬 향이 강하게 난다. 요리할 땐 처음부터 많이 넣지 말고 조금씩 곁들인다. 다져서 살사 소스에 넣어도 좋다. 모든 채소는 가장 날카로운 칼로 한 번만 다져야 향과 영양소를 지킬 수 있다. 잎을 둘둘 말아 도마에 올리고 최대한 얇게 채 썰면 도마가 모든 향을 빼앗아가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요리사가 완성하는 채소의 맛 자연주의 요리사 로이든 킴은 농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농부가 키운 채소를 어떻게 요리하는지 맛도 보여주고, 어떤 채소가 필요한지 의견을 내기도 한다. 6월부턴 그대로 먹는 ‘샐러드 그린’과 최소한으로 조리하는 ‘쿠킹 그린’ 채소가 많아져, 요리사의 무기고가 그득해진다. 로이든 킴은 스스로를 ‘채소 덕후’라 말할 정도로 미세하게 달라지는 다양한 잎채소의 맛을 좋아하는데, 쓰면 쓴 대로 달면 단 대로 맛을 살려 조리한다. 여기에 무엇을 더한다면 과실 향이 좋은 언필터 베제카 올리브 오일이다. 이걸 머랭 치듯이 살짝 쳐서 굳기가 생기면 드레싱처럼 뿌려 먹는다. “잎채소는 한번 씻어 키친타월로 감싼 뒤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요. 이때 채소가 숨 쉴 수 있도록 지퍼백을 살짝 열어둬야 해요.”

농부가 매만지는 여름의 채소 남양주 ‘준혁이네 농장’의 김정욱 농부의 여름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이다. 한낮에는 기온이 올라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크라, 레몬그라스 같은 열대성 작물은 푹푹 찌는 날도 잘 자라지만, 다른 채소들은 지온이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 방법을 물으니 품고 있는 비결인지 엷은 웃음만 띤다. 대신 김정욱 농부는 농장 곳곳의 작물을 소개해주었는데, 작은 비닐하우스 세 채에 테트리스 하듯 촘촘히 꽉 채워두었다.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농부의 머릿속은 씨앗, 파종, 수확의 사이클 150여 개가 제각각 굴러간다. 농부의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는 이유다. 김정욱 농부가 이렇게 정성 들여 키운 남다른 맛의 채소는 한 달에 두 번, 장소를 바꿔가며 열리는 ‘마르쉐@’ 장터에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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